국민애창곡 김건모의 <잘못된만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지도 14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연애에는 잘못된 만남이 계속되고 있다. 군에 간 남자친구를 면회 왔다가 남친의 고참과 눈이 맞아버린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응?)의 얘기는 뒤로 하더라도 그저 관심있는 사람과 잘 되게 도와주겠다던 친구가 어느 날,

“정말 미안해, 나 그 사람과 친해졌어.. 그래도 우리 우정 변치 않는거지?”

이런 우사인 볼트 100m 달리다가 자빠지는 소리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관심있는 사람과 도와주겠다는 사람 둘이 눈 맞지 않더라도 오히려 도와준다는 쪽에서 성급한 재촉등으로 둘의 관계를 시작도 하기 전에 망쳐버릴 수도 있다.

메일로 도착한 사연, 그리고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토대로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노원구에 살고 있다는 P양(28세,엄마는 모르는 알콜중독)의 경우 이름만 대면 알만한 E모마트(응?)에서 매장관리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Y양(25세,젊고예쁨)이 다가온 것은 작년 7월의 일이다.

“언니, 저 에스컬레이터 앞에 있는 오빠 좋아해?”

평소 P양과 친하게 지내며 P양의 시선을 관찰하던 Y양은 그녀의 시선이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무전기를 들고 서 있는 J군(27세,기럭지길고잘생김)에게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곤 자신이 나서서 둘을 이어주겠다며 나섰다.

J군의 전화번호까지 알아다 준 Y양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졌다고 생각한 P양은 특별히 Y양에게 선물도 해주고 늘 챙겨주며 J군과 더 가까워질 날만을 기다리며 연락을 하는 중이었다.

“고백해봐봐! 알고 지낸지도 꽤 되었잖아. 요즘은 여자가 먼저 대쉬한데”

용기와 희망을 주는 Y양의 말에, P양은 마음이 시키는대로 고백을한다. 결과는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그대로,
 
<꽝, 다음기회에>
 
그 충격으로 P양은 서서히 소주를 들기 시작하고, 그녀의 주량은 공사판에서 다져진 I씨(38세,일용직)보다 더 늘게된다. 매장에서 가만히 서 있는 낮에 손이 떨리기 시작할 때 쯤, 주변의 소문으로 Y양과 J군이 사귄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믿을 수 없는 그 말에 확인을 하고자 Y양과 대화를 나누다가 그녀를 벼랑 끝에서 툭, 밀어버리는 듯한 그 말을 듣게 된다.

“사실, 나도 J오빠 좋아하고 있었어. 그런데 언니도 좋아한다고 하니까 언니한테 양보하려고 했던거야. 하지만 언니가 고백해서 잘 안되었잖아. 그래서 내가 고백했고, 우리 사귀는 거 맞아. 난 언니가 우리를 축하해 줬으면 좋겠어”

축하 대신 P양은 직장을 그만두고 눈물의 세월을 잠시 보낸 뒤 재취업을 준비한다. 하지만 주식은 허리까지 떨어지고 환율은 폭등하며 청년실업의 골은 깊어지고, P양은 자신이 이력서를 넣었던 모든 회사에서 낯설지 않은 그 말을 듣게 된다.

<꽝, 다음기회에>

상상도 못한 나락으로 떨어진 P양은 그저 그동안 부었던 적금을 깨 근근히 버티지만 아무리 소주 뚜껑을 뒤집어 봐도 “한병 더”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곤 TV에서 그 “한병 더”는 일부 판매점에만 지급이 되었기 때문에 일반 판매점에서 소주를 샀다면 나올 일이 희박하다는 뉴스를 듣게 된다.

지금 그녀는 노멀로그 특급병동(응?)에서 재활훈련 중이다.

2. 볼수록 정든다(?)

어느 나라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E-mail대신 손으로 꾹꾹 눌러 쓴 러브레터를 보내던 시절 꽤 먼거리에 떨어져 있던 제임스와 로라는 서로의 감정을 일주일에 2-3통씩 편지로 부치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의 감정을 교환하며 몇 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정작 로라와 결혼식장에 들어선 사람은 그 편지를 배달해 주던 집배원 이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편지대신 E-mail을 쓰게 된 지금이라고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하다가는 망쳐버릴 것 같고, 그래서 그와 당신 사이에 어떠한 매개체로 끼워 두었던 동료, 친구, 심지어는 형제 자매까지도 쉽게 당신의 뒷통수를 칠 수 있다는 얘기다.

K양(31세,회사원)에게 소개팅을 시켜준 것은 L양(30세,회사원)이었다. 평소 아는 오빠가 많던 L양은 그 중 Y군(34세,작곡가)에게 소개시켜줬고, K양은 첫 만남에서 그에게 완전히 반해버렸다. Y군의 문자 하나에도 뛸 듯이 기뻐하며 각종 연애 관련 글들을 찾아서 읽고, 다시는 뛰지 않을 것 같은 심장이 뛰는 것에 감사하며 오랫동안 끊었던 교회에도 나갔다고 한다.

하지만 K양은 선천적으로 남들의 반 정도밖에 안되는 마음(소심함)을 가지고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수줍음 및 낯가림등이 많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여중-여고-여대의 솔로부대 엘리트 코스를 수석으로 마스터 하며 고교시절 일반사회 선생님을 5년간 짝사랑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 모임에 Y오빠도 오는데, 언니도 같이 갈래?”

L양의 물음에 순간 혹 했지만, K양의 여린마음은 발목을 붙잡았다.

“아니.. 그냥 니가 잘 좀 얘기해줘. 좋은 얘기 많이 해주고”

이러한 일들이 많아지며, K양을 도와주려던 L양은 Y군과 따로 남아 K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 Y군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그렇다. 이미 이 글을 읽는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눈치를 챘겠지만, L양과 Y군은 정이 들었다. 그냥 아는 오빠로 지냈지만 사실 Y군은 L양에게 관심이 있었고, L양도 계속 만나다보니 Y군에 대해 깊이 알게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Y군은 L양에게 고백을 해 버렸고, 그래도 의리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 L양은 그 고백받은 사실을 K양에게 이야기 한다.

“음.. 그래도 언니한테 소개해 준 사람이라, 내가 사귀고 싶은 생각은 없어. 언니가 잘 해봐봐.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

그 이후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결말이다. <총 맞은 것 처럼>만 부르던 K양은 노멀로그 응급실로 실려왔고, L양과 Y군은 커플부대로 입대했다.

위와 같은 증상(?)들은 나이가 어릴 수록 많이 일어난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는 상대에게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좀 알려달라고 한 뒤 그 반응을 듣길 원하거나, 자신은 뒤에 숨어있고 중간에 있는 사람이 이 난관들을 모두 극복해 주길 바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고백을 해서 퇴짜를 맞을 것이 겁나거나 섣불리 나섰다가 자신의 연애를 망치게 될까 하는 걱정이 되더라도 자신의 일은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길 권한다.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라면 자신이 겪어야 하는 것이지, 남이 대신 겪어 주지 않는다. 만남까지는 누군가가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그 이후의 상황은 자신이 해결해야 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법이다.

예문으로 나온 상황과 같은 일을 당해 현재 치료(응?)를 받고 있는 솔로부대원의 경우, 남에게 의존했던 만큼, 더 큰 아픔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아 노멀로그의 글 별로 공감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글 괜찮다.!